안드레 카파시가 자주 이야기하는 생산성 방식 중 하나는 AI를 단순한 챗봇이 아니라 개인 지식 저장소를 읽고 활용하는 사고 파트너로 쓰는 것입니다. 핵심은 거창한 시스템을 먼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가 반복해서 참고하는 정보와 생각을 텍스트로 정리해두고, LLM이 그 내용을 잘 읽을 수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 글에서는 그 방식을 개인 위키 구축 관점에서 정리해보았습니다.
왜 LLM 위키가 필요한가요?
LLM은 대화를 잘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사용자의 삶과 맥락을 모릅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한다고 해보겠습니다.
“이번 달에 어떤 일에 집중해야 할까요?”
일반적인 LLM은 보편적인 조언을 합니다. 하지만 나의 프로젝트, 가족 상황, 장기 목표, 건강 상태, 현재 수입 구조, 미뤄둔 의사결정 등을 알고 있다면 훨 씬 더 현실적인 답을 줄 수 있습니다.
LLM 위키의 목적은 바로 이것입니다.
LLM에게 매번 배경 설명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나에 대한 중요한 맥락을 구조화된 텍스트로 쌓아두는 것
핵심 원칙
LLM 위키를 만들 때 중요한 것은 도구가 아니라 구조입니다.
Notion, Obsidian, GitHub, 로컬 마크다운 폴더, 심지어 단순한 텍스트 파일이 어도 괜찮습니다. 다만, 저는 관리가 편리하다는 측면에서 개인적으로 Obsidian으로 정착했습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옵시디언을 쓰느냐 안쓰느냐가 아니라 LLM이 읽기 쉬운 형태로 정보를 정리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좋은 LLM 위키는 다음 조건을 갖습니다.
- 텍스트 기반이어야 합니다.
- 파일과 폴더 구조가 명확해야 합니다.
- 현재 상태와 과거 기록이 구분되어야 합니다.
- 민감한 정보는 별도로 관리되어야 합니다.
- LLM이 참고할 수 있는 요약 페이지가 있어야 합니다.
제가 사용하는 구조
구조는 개인마다 다르게 만들 수 있습니다. 마치 본인의 컴퓨터 폴더를 정리하듯이요. 저는 개인적으로 다음과 같은 구조를 잡아봤습니다. (물론 이 구조도 처음부터 제가 만든게 아니라 제가 가진 정보를 AI에게 넘기고 AI의 추천을 받아서 나온 구조를 저에게 맞게 조금씩 수정한 것입니다.)
my-wiki/ index.md overview.md log.md
identity/
profile.md
career.md
principles.md ...
works/
overview.md
project-a.md
project-b.md ...
goals/
yearly-goals.md
five-year-plan.md ...
notes/
ai-notes.md
business-notes.md
health-notes.md ...
calendar/
routines.md
future-todos.md ...
여기서 중요한 파일은 overview.md, index.md, log.md입니다.
overview.md는 나에 대한 1페이지 요약입니다. index.md는 전체 위키의 목차입니다. log.md는 위키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기록하는 변경 이력입니다.
LLM에게 긴 위키 전체를 매번 읽히기 어렵기 때문에, 먼저 overview.md를 읽고 필요한 문서로 이동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합니다.
1단계: 나에 대한 Overview 만들기
처음부터 모든 것을 정리하려고 하면 오래 가지 못합니다. 먼저 LLM이 나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최소 정보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시는 다음과 같습니다.
Overview
기본 정보
- 이름:
- 거주지:
- 직업:
- 가족:
- 주요 경력:
- 현재 집중하는 일:
현재 상태
- 지금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
- 현재 제약 조건:
- 시간 사용 방식:
- 건강 또는 생활상 주의할 점:
장기 목표
- 1년 목표:
- 5년 목표:
-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LLM이 나를 도울 때 참고할 점
- 선호하는 말투:
- 피해야 할 조언:
- 의사결정 방식:
- 반복해서 고려해야 할 제약:
이 파일 하나만 있어도 LLM의 답변 품질이 크게 달라집니다.
2단계: 프로젝트별 문서 만들기
다음은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각각 문서로 분리하는 것입니다.
프로젝트 이름
한 줄 설명
이 프로젝트는 무엇을 위한 것인가요?
현재 상태
- 상태:
- 마지막 업데이트:
- 진행 중인 일:
- 막힌 부분:
목표
- 단기 목표:
- 중기 목표:
- 장기 목표:
의사결정 기록
- 왜 이 방향을 선택했는지
- 보류한 선택지는 무엇인지
- 다시 검토할 조건은 무엇인지
다음 액션
- 할 일 1
- 할 일 2
LLM은 이런 문서를 읽으면 단순한 아이디어 제안이 아니라, 현재 개인적인 상황에 맞는 다음 행동을 제안할 수 있습니다.
3단계: 로그를 남기기
위키는 정적인 문서가 아니라 계속 바뀌는 시스템입니다. 그래서 변경 이력이 중요합니다.
Log
2026-05-20
- KAIS 프로젝트 방향 정리
- koreanaistudy.com을 메인 허브로 사용하기로 결정
- 첫 게시판 글 작성 준비
로그는 나중에 “이 사람이 왜 이런 결정을 했지?”또는 "AI인 내가 왜 이런 결정을 했지"를 확인할 때 유용합니다. 이는 LLM에게 매우 좋은 맥락이 됩니다.
4단계: LLM에게 읽히는 방식 정하기
LLM 위키의 목적은 결국 LLM이 읽고 도와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질문할 때 다음처럼 요청할 수 있습니다.
먼저 overview.md와 works/overview.md를 읽고, 현재 내 상황을 파악한 다음, 이번 주에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 3개를 제안해줘.
또는 이렇게 요청할 수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 문서를 읽고, 현재 계획에서 모순되거나 빠진 부분을 찾아줘. 그리고 다음 액션을 5개 이내로 정리해줘.
중요한 점은 “그냥 조언해줘”가 아니라, 어떤 문서를 읽고 어떤 기준으로 답해야 하는지를 함께 알려주는 것입니다.
5단계: 민감한 정보는 분리하기
개인 위키에는 금융, 건강, 가족, 계정, 세금, 법률 관련 정보가 들어갈 수 있 습니다. 이런 정보는 편리하다고 한 곳에 다 넣으면 위험합니다.
다음과 같이 분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notes/ public-context.md private-context.md sensitive-review-needed.md
비밀번호, 계정 복구 코드, SSN, 카드번호 같은 정보는 LLM 위키에 넣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필요하다면 “민감 정보 존재 여부”만 기록하고 실제 값은 별도 보안 도구에 보관해야 합니다.
좋은 LLM 위키의 기준
좋은 위키는 예쁘게 꾸민 위키가 아닙니다.
좋은 위키는 다음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 나는 누구인가요?
-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요?
- 왜 이 일을 하고 있나요?
- 어떤 제약이 있나요?
- 어떤 결정을 이미 했나요?
-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하나요?
이 질문들에 답할 수 있다면, LLM은 단순한 검색 도구가 아니라 진정한 세컨드 브레인처럼 작동할 수 있습니다.
마무리
안드레 카파시식 LLM 활용의 핵심은 AI에게 모든 것을 맡기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에 가깝습니다.
내 생각, 목표, 프로젝트, 의사결정 과정을 텍스트로 잘 정리해두고, LLM이 그 맥락 위에서 더 좋은 판단을 돕게 만드는 것입니다.
즉, LLM 위키는 단순한 메모장이 아닙니다.
나의 맥락을 장기 기억으로 바꾸고, LLM을 그 기억 위에서 작동하게 만드는 또 다른 나를 만드는 작업입니다.